2010년 2월 24일 수요일

오랫만에 헌책방

 

신혼집을 꾸미면서, 집에 있던 책들을 가져와 책꽂이에 옮겨보았는데....

이런..나름 꾸준히 책을 본다고 생각했었는데..책장이 너무 횡하다.....

뭐 꼭 책장을 채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....(정말?) 헌책방에 들른지도

제법 오래 된듯 하여 낙성대 뿌리 서점에 들렀다.

 

간만의 방문이라 마음에 드는 책이 제법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으나...

우선순위 1순위로 두고 사는 '눈빛'사 책들은 한 권도 없었고,

한참을 뒤적여서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 책들만 조금 있었다.

 

(거듭 강조하지만 꼭 책장을 채우겠다는 욕심에서가 아니라!--;)

결국 이것저것 17000원어치를 구입했는데...

 

하룻밤의 지식 여행 시리즈 - <롤랑바르트>, 김영사

같은 시리즈로 <데리다>, <라캉>, <포스트페미니즘>, <포스트 구조주의> 등을

갖고 있는 것 같은데..쉽게 풀어놓은 책이긴 하지만 정말 아는 만큼만 보이는 책.

 

<미학입문> - 죠지 딕키 지음, 오병남 황유경 옮김, 서광사

살까 말까 정말 고민을 했던 책이다. 자그마치 출간년도가 1980년도,

 한자어 뒤에 독음도 없다. 철학자들 별로 예술에 대한 관점이 나열된 것 같아서 일단 구입.

 

<기계시대의 미학>, 열화당

페르낭 레제 평전이다. 페르낭 레제에 대한 소개와 함께, 말미에 페르낭 레제의 논문

<기계시대의 미학>이 수록되어있다. 예술가들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.

 

<무의식의 분석>, 칼 구스타프 융 외, 흥신문화사.

흥신문화사 서적들이 필수(?) 인문 교양 서적들이 제법 되는 것 같다.

요즘 무의식에 대해 관심이 좀 생겨서 일단 구입.

 

<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>, 칸딘스키, 열화당

칸딘스키의 유명한 글. 지금의 관점에서라면 아마도

버럭버럭 말도 안돼! 를 외치며 읽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,

일전에 <사진의 독재>에 인용된 칸딘스키의 글-예술의 무의미에 대한 긍정?-을 보고

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.

 

<니체의 눈으로 다빈치를 읽다>, 사카이 다케시, 개마고원

사실 이토우 도시하루의 <사진과 회화>, 일본에서 번역되고, 다시 한역된 존 버거의 <이미지> 등에서

나타나는 왠지 모를 '주류(영미권)를 거스르는 듯한' 느낌 때문에 옆나라 출신 서적들에 대해서는

다소 고민을 하게 된다. (물론 <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>처럼 명징한 서적들도 있다)

다른건 모르겠고 바타이유가 제법 등장하는듯 하여(요새 무의식과 더불어 바타이유에도 관심이 생겼다)

 일단 구입.(저자가 바타이유 전공이란다), 그러고보니 요새 짜라투스트라도 읽고 있어서--;

니체에 솔깃했던듯도..;

 

 

 

2010년 2월 14일 일요일

새해, 그리고 아버지.

 

 음력 새해 첫날 아침.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첫 메달 소식 - 5000m 빙속 이승훈선수의 -이 들려오고, 아버지와 어머니는(그리고 나도) 각자의 위치에서 소식을 접하게 된다.

 

 어머니와 (덩달은 나의) 짜증과 불평에도 불구하고, 아버지의 고집을 꺽을 수 없어,

차례가 끝난 후엔 거듭 왕할머니(할머니의 이모) 제사도 지내야 했고, 치매와 더불어 담도세포암으로 요양 병원에서 계신,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부득불 집에서 하루 재우겠다고 하여 요양병원에도 다녀왔다.

 

 결국 아버지의 바램-하룻밤 재워드리고픈 효도는 할머니가 담도에 삽입된 관(몸에서 나오는 진물을 제거하기 위한)을 잡아당겨 반쯤 나오게 만들어버리면서 급히 요양병원으로 되돌아가면서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었다. 아버지의 고집 덕에 매년 전쟁터가 되어버리곤 하는 명절. 서로 그렇게 성질을 부리다가도 이내 아무일 없던듯 말은 건내곤 하는......가족이라는 건 참 단순하지가 않다.